한국에자이는 글로벌 제약회사 Eisai Co., Ltd.의 한국법인으로서, hhc(human health care) 철학을 바탕으로 의약품 개발, 환자의 어려움 해결 활동을 펼친다. 모든 직원은 근무 시간의 1%를 환자와 함께 보내며 환자 공감 활동을 진행한다. 서정주 디렉터는 한국에자이서 인사 업무를 담당했다. 워킹맘으로서 양육, 교육, 환경, 양극화 문제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사회변화 활동을 위해서 퇴사를 준비하던 차, 회사의 권유로 3일은 회사 업무를 2일은 비영리 조직을 설립하는 일을 경험했다. 현재는 한국에자이의 기업사회혁신부/나우사회혁신랩의 디렉터로서 기업 사회공헌을 넘어 지속가능한 돌봄을 위한 사회혁신 모델을 조성하고 있다.
Q. 커리어가 독특하다. 왜 퇴사를 감행(?)하지 않았나?
A. 과외 활동으로 커뮤니티매핑 활동에 1년간 참여했었다. 생업이 있으니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다. 고민이 많았다. 내가 어디에 있는가보다 무엇을 하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결론지었다. 비영리 기관에서 일을 하는 것보다 지금의 회사에서 만들 수 있는 변화가 더 컸다. 사장님도 회사의 변화에 대한 공감이 있었기에 회사 내에서 사회 혁신을 만들어보고자 결심했다. 물론 인사 부서의 업무와 병행하려니 어려움이 많았다. 2018년 11월에 기업사회혁신 부서를 신설했고, 이후에는 기업사회혁신 업무에 전념하고 있다.
Q. 모든 직원은 근무 시간의 1%를 환자와 함께 보낸다고 했다. 어떤 활동을 하나?
A. 연초 직원들이 주제를 정하여 활동 계획서를 제출한다. 예컨대 청각장애인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고 하자. 우선 청각장애인과의 공감 활동 혹은 워크숍 등의 현장 활동을 진행한다. 현장 활동을 통해서 얻은 암묵지를 토대로 작은 프로젝트를 만들어보고 보고서를 제출한다. 이것을 KPI에 반영한다. 보고서까지 제출하면 ‘기대수준 충족(meet expectation)’이다. 사내 공모전도 진행하며 입상 시 훨씬 초과(far exceed expectation) 평가를 받고 상금도 전달한다. 이런 시스템을 기업 철학으로 제도화하고자 노력했다.
Q. 네트워크/관계 기반의 CSR 활동이 눈에 띈다.
A. 처음부터 네트워크 활동을 표방한 건 아니다. 다만, 전문의약품을 홍보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었기에 좀 더 소셜한 활동이 필요했다. 용산에 나우랩이라는 공간을 조성했고, ‘나우네트워크’를 만들어 변화를 만들기 위한 방법론을 연구하고 실험을 진행했다. ‘나우’는 질병이나 장애가 있어도, 나이가 들어도 안심하고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자본을 만들기 위한 활동이다. 기업, 정부, 비영리 등의 여러 단체와 공동으로 사업을 수행하며 가치를 만들고 있다.
한국에자이가 참여하지만 다양한 파트너와 당사자가 주도적으로 역량을 쌓도록 기획했다. 장애인과 함께 노래 만들기 활동을 하고, 로컬 음악가와 지역 공동체를 연계하는 공동창작 워크숍을 진행하고, 암 경험자와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리빙랩을 했다. 활동을 지속하니 네트워크가 눈덩이 불어나듯이 늘었고 네트워크 참여자 간 협력이 일어났다.
Q. 자선, 봉사활동과는 차별성이 있다. 직원과의 공감대 형성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A. 기업 내에서 사회혁신 활동을 추진하며 주변의 여러 사람에게 의견을 물었다. 키맨(Key Man)을 잡으라는 답을 많이 들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환자 중심주의 등 트렌드 변화 자료를 공유며 사회 혁신까지는 아닐지라도 혁신에 관심 있는 동료를 모았다. 몇 명을 설득 후 혁신 커미티를 만들었다. 이후 컨설팅 단체의 도움을 받아 기업혁신 로드맵을 구축하고, 환자를 위한 아이디어가 실현될 수 있는 체계를 구체화했다.
대면하는 고객에게 회사의 가치를 인정받는다면 사회혁신 활동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쉬울듯하여 혁신, 조직문화 관련한 상도 많이 받았다. 최근에는 기업 철학을 사회혁신과 연계하기 위해서 환자, 환자 가족, 이해관계자에 대한 행복, 건강한 삶,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 목표 등의 가치를 글로벌 본사의 전략내용에 맞춰서 정관에 명기했다.
Q. 현재까지 사회혁신 활동이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되었나?
A. 일단 기업에 대한 인지도가 많이 높아졌다. 우리의 사회문제 해결 활동을 통해 한국에자이를 알게 된 분들이 많다. 입사 지원도 늘었다. 많은 입사지원자가 지원 동기로 한국에자이의 기업 철학을 언급한다. 또 비즈니스 제품/서비스 개발을 위한 리빙랩 활동을 전개할 시 협력할 수 있는 구체적인 연결 자원과 툴이 생겼다. 꾸준하게 그리고 진정성 있게 사회혁신 활동을 진행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