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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2024.09.12
헌신? 책임? 아니요, 다정한 라이프스타일입니다.
카인들리 서영광 브랜드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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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질문
당신이 생각하는 공공의 공간은 무엇인가요?

때로는 비영리 생태계에서(누구는 소셜 섹터라고도, 임팩트 생태계라고도, 사회적 경제라고도 부르는) 일하는 것이 답답할 때가 있어요. 예상보다 더디게 변화하는 속도에 가끔 회의도 들고요. 비슷한 배경의 사람, 관점, 기술, 솔루션을 접할 때면 생태계가 좁게만 느껴져요. 그래서 생태계 바깥에서 움트는, 업계와 무관한 누군가가 만드는, 조금 다른 방법을 시도하는 사례를 발견할 때면 반갑고, 궁금합니다. 기대도 하고요. 사회변화를 얘기하는 콘텐츠, 서비스, 제품이 좀 더 다양한 영역에서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카인들리(kindlyy)>라는 봉사 큐레이션 서비스는 주말 여행 정보를 담은 뉴스레터 <주말랭이>에서 발견했어요. 비영리의 매체·커뮤니티·네트워크가 아닌, MZ세대가 즐겨 찾는 미디어를 통해 입소문을 타고 있죠. 봉사라는 납작한 언어를 “Good things. You Can”, “It’s okay even once” 등으로 발랄하게 표현하고 있어요. 평범한 직장인의 1인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시작한 이 서비스가 어떻게 비영리 문법과 다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지 궁금했습니다.


| <카인들리>를 소개해 주세요.

카인들리는 봉사 활동을 6가지 취향으로 나누어 선별하고 소개하는 봉사 큐레이션 플랫폼입니다. 단순한 플랫폼을 넘어 봉사라는 관심사로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지향해요. 특히 봉사를 시작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초심자를 위해 친절한 정보를 제공하고, 활동을 돕는 데 초점을 맞춰요. 6가지 취향 카테고리는 사회복지, 동물, 자연환경, 우리동네, 재능기부, 해외 봉사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사용자가 자신의 관심사나 능력에 맞는 봉사 활동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요.

| 기존의 봉사 포털 서비스와는 다른 <카인들리>만의 특징은?

많은 사람이 봉사 정보를 찾다가 포기하는 모습을 보았어요. 정보가 없거나 흩어져 있고, 때로는 폐쇄적이고 불친절하기 때문이죠. 자신의 취향을 기반으로 적합한 봉사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를 만들려고 했어요.

<카인들리>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과 같은 감각적인 큐레이션을 지향합니다. 봉사가 어렵게 느껴지지 않도록 알기 쉽게 제안하는 것이 목적이에요. 직관적이면서도 인상적인 이미지와 상황을 연상할 수 있는 카피라이팅을 조합해 콘텐츠를 만듭니다.

봉사 활동 뿐만 아니라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 왜 이 봉사가 필요하고, 어떤 사람들이 도움을 받는지, 돕는 사람(참여자)에게는 어떤 가치가 있는지 등의 메시지를 스토리로 담아내요. 기존의 봉사 정보가 날짜, 장소, 주의사항 정도만 제공한다면, <카인들리>는 봉사의 의미와 가치를 이야기 형식으로 감각적으로 전달합니다. 그래야 봉사에 대한 심리적 거리를 줄이고, 더 쉽게 봉사를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건설 현장의 노동자가 톱으로 작업하고 있는 모습. <주거권을 지키는 매직, 수리수리 집수리>라는 제목의 콘텐츠. 집수리 봉사는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휠체어를 탄 여성이 호흡기를 손에 쥐고 있다. <두 손으로 불어넣는 숨>이라는 제목의 콘텐츠. 상세한 봉사 현장 가이드가 적혀 있다.
봉사 소개 이미지 中 일부  ⓒkindlyy

| 서비스의 주 사용자, 선호 활동이 궁금해요.

20대에서 30대 초반 사이의 사용자가 다수입니다. 이 세대는 체험과 경험에 대한 니즈가 커요. 또한 뻔하지 않고, 귀엽고, 즐거운 봉사를 선호하죠. 예컨대 유기견 봉사, 플로깅, 생태공원 가꾸기 같은 활동이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교육 분야의 봉사가 더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 봉사 활동 참여자의 선호와 실제 봉사 수요 사이에 간극이 발생하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다소 힘든 봉사 활동은 참여가 낮아요. 봉사가 일상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는다면 봉사자 공급이 더 많아질 것이고, 봉사자의 공급이 많아지면 어느 정도 분산되리라 생각해요.

| 카인들리만의 운영 방침이 있나요?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금전 거래가 포함된 기부·봉사는 소개하지 않습니다. 아직까지는 돈에 대해 민감할 수 있고, 자칫 봉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 그 시작을 방해할 염려가 있기 때문이에요. 둘째, 기존의 봉사단체들이 사용하는 어법이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따르지 않으려고 해요. 예를 들어, '꾸준히 해야 한다'와 같은 부담스러운 표현 대신 '한 번만 해봐'라는 식의 가벼운 접근을 선호해요. 셋째, 봉사라는 단어 대신 '좋은 일'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사용하려고 노력합니다. 봉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더 친근하게 다가가려면 기존의 이미지/ 어법과는 다른 표현과 언어가 필요하죠. 넷째, 카인들리의 브랜드 정체성과 저의 정체성을 분리하려고 노력합니다. 카인들리가 저라는 개인이 아닌, 독립적인 브랜드로 인식되길 바랍니다.

"Good things you can" 보행 보조기를 사용하는 아이를 도우며 함께 걸어가고 있는 또다른 아이. "It
카인들리 홈페이지 메인 화면 이미지  ⓒkindlyy

| '봉사도 취향이 있다'는 카피가 인상적이었어요.

"유기견 봉사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 거야?", "자연·환경 관련 활동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 이런 질문을 받으면서 봉사에도 취향이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취향이란 물건의 소비에만 국한되지 않아요. 마음이 이끌리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봉사도 각자가 이끌리는 선한 마음의 방향이 있다고 보고, 이를 6가지 종류로 나누어 소개했습니다. 봉사를 어렵게 생각했던 사람도 쉽게 시작할 수 있도록 고려했어요.

| ‘진지함을 우회한다’는 소개글도 봤습니다. 어떻게 덜 진지하고 더 일상적인 행위로 만들 수 있을까요?

봉사에 대한 심리적 거리를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해요. 예를 들어 ‘워컵픽업(WalK Up Pick Up)’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동네 산책 미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각자 동네에서 산책하면서 쓰레기를 줍고, 카카오 단체방에서 랜선으로 인증하는 방식이죠. 또한 '원 스몰 굿 액션(One Small Good Action)'이라는 캠페인을 통해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작은 선행들을 제안했어요. 예를 들어 휠체어 사용자, 통행자를 위해서 쓰러진 공유 킥보드를 세워두는 행동입니다. 이런 활동을 통해 봉사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것임을 보여주려고 했어요.

참여자가 좀 더 재밌게 활동하도록 돕는 요소도 배치했어요. ‘워컵픽업’의 경우 참여자가 도장 깨기를 하는 것처럼, 수행 판에 미션 완료 스티커를 부착할 수 있도록 굿즈를 제공했습니다. 랜선 참여자가 하루동안 함께 모여 재활용 시설을 방문하고 도슨트의 설명을 듣는 프로그램도 구성했습니다.

Walk Up Pick Up 프로젝트에서 사용한 미션 인증 페이퍼.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미션을 인증하는 방식이 페이지 좌측에 적혀 있다. 우측에는 정사각형의 네모칸이 5개씩 4줄 그려져 있고, 집게와 페트병 이미지가 삽입돼 있다.
미션 인증 카운트 페이퍼 ⓒkindlyy

헌신? 책임? 아니요, 다정한 라이프스타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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