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ble Talk.
People
#
61
2024.07.16
서로에게 레퍼런서가 되는 커뮤니티, 창고살롱
W플랜트 창고살롱지기 소영 & 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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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생각하는 공공의 공간은 무엇인가요?
Table Talk #61호 썸네일. 좌측에는 소영, 우측에는 혜영 창고살롱지기가 서 있다. 활짝 웃으며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여러분은 어떻게 답을 찾으시나요?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 비슷한 경험을 한 이들을 물색해 보신 적이 있지 않나요? 무엇을 어떻게 하며 나로서 살 것인가가 평생 화두인 필자는 비슷한 인생의 단계를 지나고 있는 여성들의 삶과 생각이 궁금했어요. 그러다 ‘창고살롱’이란 브랜드를 만났죠. 나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지속 가능한 일과 삶을 만들고 싶은 여성들의 온라인 멤버십 커뮤니티. 영감을 주는 콘텐츠, 든든하고 멋진 동료, 따뜻하고 진솔한 대화가 가득한 모임. 창고살롱의 살롱지기 두 분을 Table Talk 인터뷰 기회를 빌려 만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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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코너 로고. 사회혁신가와의 인터뷰를 전하는 Table Talk - People

| 작년 초, ‘창고살롱’이란 매력적인 네이밍에 이끌려 참가 신청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답니다. 창고살롱 탄생기와 네이밍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2020년 초, ‘엄마인 나’와 ‘일하는 나’ 사이에서 고민이 많던 창업가 교육 동기 두 명이 커피 한잔하던 자리에서 시작됐어요. ‘엄마가 되면서 내 커리어는 끝났다’, ‘선배 워킹맘들처럼 살고 싶지 않다’는 고민을 나누다, 우리와 같은 여성들의 커뮤니티를 만들어 보면 좋겠다는 얘기가 나왔어요. 육아 고민이 아닌 ‘엄마의 일’을 함께 고민할 커뮤니티는 당시 거의 없었으니까요.

‘창고살롱’이란 이름은 이 작당 모의가 시작된 성수동 ‘대림창고’에서 이름을 따 왔어요. 한때 버려졌던 공간이 힙한 장소로 새롭게 태어난 것처럼 아이, 가족 등 누군가에게 나의 시간과 수고를 내어 주느라 자아를 잠시 보관해 둔 ‘나만의 창고’란 의미에서요. 여기에 다른 이들과의 지적인 교류를 통해 에너지를 주고받는 곳이란 점에서 ‘살롱’을 덧붙인 거죠.

코로나 19로 재택 감금에 시달리던 중 일단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첫 온라인 모임을 가졌어요. 8명의 여성이 아이가 잠든 밤 캔맥주 하나씩 들고 모니터 앞에 모였죠. 영화와 책을 소재로 일과 삶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나누고 타인의 이야기에 경청하며 꽉 찬 2시간을 보냈어요. 5회차에 걸친 파일럿 모임을 통해 같은 고민을 가진 이들이 연결되어 서로 배우며 든든한 위로를 나누는 이 시간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는 바램을 확인했지요. 같은 해 말 첫 정규 시즌을 오픈, 현재 시즌 7까지 이어오고 있어요.

줌에서 온라인으로 만난 11명의 창고살롱 구성들이 각자의 도서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창고살롱 프리 시즌 캡처 화면 ©창고살롱

| 살롱지기 두 분의 창고살롱 이전 스토리와 조인하게 된 배경도 궁금해요.

(혜영) 대기업에서 재무와 브랜드전략 일을 했어요. 10년 넘게 워커홀릭으로 지내다 육아로 5년의 경력 공백을 경험했어요. 갑자기 일과 소속이 사라지자 마치 광야에 홀로 선 느낌이었죠. 엄마로서 유연한 시간 활용이 가능하면서도 어느 정도 돈도 벌고 나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다양한 시도를 했어요. 그림책 공부, 테솔 등 여러 가지를 해봤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아니더라고요. 그러다 구글의 창업 프로그램 ‘엄마를 위한 캠퍼스’와 경력 보유 여성과 소셜 섹터 커리어를 연결하는 ‘임팩트커리어 W’에서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여성들을 만나게 됐어요. 엄마이면서도 ‘나’를 지키고 싶은, 생계 수단을 넘어 의미 있는 일을 찾고자 하는 이들이었죠.

이를 계기로 소셜벤처 '진저티프로젝트'에서 여성과 일에 대한 인터뷰집을  만드는 출판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진저티프로젝트는 비영리조직에서 함께 일하던 경력 보유 여성 세 명의 스터디그룹으로 시작된 조직이에요. 기존 사회 구조에서 잘 작동하지 않던 문제들을 다양한 각도와 시선에서 고민하고 풀어내는 능력이 탁월하죠. 책 <롤모델보다 레퍼런스>도 미래 일 고민이 많은 6명의 대학생이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여성 레퍼런스를 인터뷰한 대화집이에요. 경력 공백 이후 제 일의 여정은 어떤 스펙이나 자격보다는 사람 사이 연결에서 새로운 기회와 방법이 시작되더라고요. 정답같이 뻔한 롤모델만 추구하기보다, 더 많고 다양한 레퍼런스 서사를 구체화·확산하기 위해 사업화에 이르게 되었죠.

(소영) 저는 조인하게 된 계기가 조금 달라요. 늦은 결혼과 출산으로 이전에 이미 15년의 조직 생활을 경험해서인지, 엄마가 되고 난 후 일에 대한 미련이나 상실감이 그리 크지는 않았어요. 되려 주위에서 교육자이자 리더로서 제 커리어에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양육·가사 아웃소싱을 권하더라고요. 이 시대가, 사람을 키워내고 관계를 돌보는 일도 중요하긴 하지만 커리어는 굉장히 멋진, 놓기 아까운 것이어서 가정에 밀려서는 안 된다는 암묵적 압박을 가하고 있단 느낌이 들었어요.

그런데 저는 제게 주어진 새로운 삶의 단계들을 놓치지 싶지 않더라고요. ‘엄마’의 자리에 집중하면서 속도를 조금 늦추더라도 내 커리어를 기반으로 가치 있게 일을 이어갈 수 있는 건강한 구조를 시도해 보고 싶었어요. 그러던 차, ‘19년 성수동에서 열린 한 런치 세미나에서 혜영 님을 만났어요. ‘일과 여성’이라는 공통의 키워드에서 연결됨을 느껴 메일을 썼고 창고살롱에도 참여하게 됐죠. 처음에는 한 명의 수혜자로 재미있게 출석만 하다가 혜영 님이 창업 멤버들과 헤어지며 창고살롱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게 되면서 네 번째 시즌부터 살롱지기로 조인하게 됐어요.

| 참여자들을 ‘레퍼런서’라 칭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나의 서사가 레퍼런스가 되는 곳" 창고살롱의 슬로건이에요.  레퍼런스(reference)는 타동사로 ~을 참고하다 혹은 인용한다는 뜻이 있잖아요. 여기에 '~하는 사람'의 접미사 'er'을 붙였죠. 누군가의 고유한 일과 삶의 여정을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참고하는 사람을 뜻하죠. 동시에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 레퍼런서가 될 수 있는 거고요.

나만의 속도와 방법으로 지속 가능하게 일하고 싶은 여성에게 필요한 것은, 정답 같은 롤모델이 아닌 다양한 레퍼런스라고 <롤모델보다 레퍼런스> 도서를 만들며 생각했거든요.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구불구불한 길을 걷게 되겠죠. 결혼, 출산뿐 아니라 가족 돌봄, 질병, 번아웃 등으로 커리어를 잠시 쉬어갈 수도 있고 경로를 재설정해야 하기도 하죠. 이런 예측 불가능한 상황 속에 홀로 고민하다 사라지는 게 아니라, 각기 다른 상황 속에 비슷한 욕구를 가진 동료들과 느슨하지만 단단하게 연결되어 커리어와 일상에 대한 고민을 건강한 방법으로 나누는 거예요. 한 사람의 서사가 다른 누군가에게 레퍼런스가 되어 길을 모색하는 여정을 함께 하는 거죠. 서로가 서로에게 ‘레퍼런서’가 되어주면서요.

| 특별한 느낌을 주는 브랜드 로고와 색감이 인상적인데요, 로고 개발 스토리도 들려주세요.

서비스 론칭 후 로고와 브랜딩에 관심을 많이 표현해주셨어요. 전직 브랜드 마케터로서 무척 감사한 일이었죠. 브랜딩 작업을 할 때, 더 많고 다양한 여성 레퍼런서를 발견하고 서사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바람이 슬로건과 로고 디자인에서 메시지로 전달되길 바랐어요. 로고 디자인은 엔터 업계와 소셜벤처에서 일하고 있던 남태리 디자이너와 작업했어요. 창업가의 브랜딩답게 린(lean) 하게 진행했는데, 창고살롱 탄생 배경과 의미, 지향하는 가치를 상세하게 정리해 전달한 후 일주일 동안 세 번의 시안 리뷰를 거쳐 최종안을 결정했죠.

창고살롱 로고는 여성 생애 주기와 커리어에서 마주하는 많은 벽에 문과 길을 내고 가능성을 만들고자 하는 비전을 표현하고 있어요. 살롱 대화를 상징하는 큰따옴표를 문고리 삼아 문을 여는 거죠. 안전한 곳에서의 솔직하고 내밀한 대화를 통해 나의 스토리를 발견하고 다른 멤버에게 레퍼런스가 되어 서로에게 문고리가 되어줄 수 있는 곳을 시각화하고자 했어요.

브랜드 컬러는 주로 밤에 온라인에서 만나는 창고살롱의 분위기를 담아 한밤중 나에게 빛을 비추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소중한 시간과 경험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지속 가능한’ 일과 삶을 표현하기 위해 그린 톤을 적용해 다크 그린을 ‘밤 컬러’이자 메인 컬러로 정했죠. 실내조명과 햇빛을 시각화하고자 밤 컬러와 대비되는 페이디드 형광 오렌지를 ‘낮 컬러’로 적용했어요.

창고살롱 브랜드 컨셉 및 로고 ©창고살롱

| 커뮤니티 운영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요?

창고살롱은 줌(Zoom)으로 주 1회 만나는 온라인 밋업과 커뮤니케이션 툴 슬랙(Slack)을 통한 상시 소통으로 진행되고 있어요. 클로즈드(closed) 방식으로 운영되어 멤버들만의 안전한 공간에서 솔직하고 내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요.

각 시즌 정규 프로그램은 책과 영화를 보고 대화를 나누는 ‘스토리 살롱’과 연사의 발표와 질의응답으로 진행되는 ‘레퍼런서 살롱’, 그리고 창고살롱 밖 게스트의 이야기를 나누는 ‘스페셜 살롱’ 등으로 구성돼요. 레퍼런서 살롱 연사는 셀럽이 아닌 나와 비슷한 평범한 주변 인물을 섭외해 그의 고유한 일과 삶 서사가 한 가지 주제로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어요. 발표 후에는 ‘레퍼런서가 레퍼런서에게'라는 질문과 소감 나눔 시간을 갖는데 one way 강연이 아닌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소통의 자리가 되도록 발표와 대화 비중을 1:1로 맞추고 있지요. 일방적인 성공사례 소개나 how to 방법론을 전달하기보다, 자기 생각을 언어로 정리하고 표현해 자극을 주고받으며 각자가 얻어갈 수 있는 장이 되기를 바라거든요.

이 외에 구성원의 자발적 주도로 운영되는 ‘소모임 살롱’이 있어요. 창고살롱에 참여하는 레퍼런서라면 북클럽, 워크숍, 리추얼 등 멤버들과 나누고 싶은 것, 함께 시도해 보고 싶은 어떤 것이든 개설할 수 있어요. 다양한 실험을 무한 확장할 수 있는 구조로, ‘나만의 얼라이 그룹(allies group)’을 지향하며 자체 확산 중이에요.

스토리살롱 전·후 간단한 과제가 있는데, 공지와 과제 제출 외 소통은 슬랙을 통해서 이루어져요. 각 주제와 질문에 대한 생각, 진심 어린 후기와 멤버들의 취향과 관점이 담겨있는 콘텐츠 추천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슬랙에 차곡차곡 쌓이죠.

창고살롱 시즌7 프로그램 구성 ©창고살롱
서로에게 레퍼런서가 되는 커뮤니티, 창고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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